간호역량강화사업단

우리네 엄마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하여

교내 특성화사업단 단일학과 리빙랩 프로젝트

‘여기 쑤시고 저기 결리고’ 우리네 어머니며 할머니들이 몸의 온갖 통증을 호소하는 소리이다. 간호학과 간호역량 강화사업단은 하루가 다르게 아픈 부위가 늘어나는 농촌 여성들의 건강증진을 돕기 위한 리빙랩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녀들을 직접 만나러 시골에 다녀왔다.


농촌여성들의 삶의 질 높이기

바야흐로 100세 시대. 수명이 늘어나는 속도를 체력은 잘 따라오고 있을까? 100살까지 별 탈 없이 무병장수하기 위해선, 한 살이라도 젊을 적에 몸을 단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터. 더욱이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했다.

건강증진을 통해 현대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간호학과 간호역량강화사업단의 리빙랩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리빙랩 프로젝트에 돌입하기에 앞서 조사한 결과, 농촌 여성들이 앓고 있는 건강문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근골격계 질환’이었다. 주위에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손목이야’라는 말을 달고 사는 어르신이 계시다면, 근골격계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통이나 어깨 결림이 주요 증상인 근골격계 질환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단순한 반복 작업을 함에 따라 허리, 목, 어깨, 팔다리 등 관절 마디마디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낮에는 밭일하랴 밤에는 집안일 하랴, 온종일 쉴 새 없는 농촌여성들에게 흔히 생기는 질환인 셈.

허나, 보건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농촌지역에서는 예방도 치료도 쉽지 않다. 읍내로 나가는 버스조차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면 단위의 시골에선, 만성적인 질환에 시간과 금전을 쓸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농촌 여성들이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였다. 간호학과 간호역량강화 사업단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부안의 한 보건지소를 찾았다. 50대 초반부터 80대까지 10여 명의 어머니들이 학생들을 맞아주었다.

처음엔 학생들을 데면데면하게 대했던 어머니들은, 살갑게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구구절절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자주 아픈지를 말이다. 평소에 누군가에게 ‘나의 몸’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경험이 별로 없으셔서 그렇지, 귀 기울여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 앞에선 쉽게 입을 여셨다. 홀로 사시는 어머니들의 적적한 일상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건강증진 2주 프로젝트

간호학과 학생들은 운동도구인 세라밴드를 나눠드리며, 밴드를 활용한 운동법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구매하는 것을 망설이셨던 어머니들에게, 세라밴드는 더없이 특별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운동법을 쉽게 담아낸 포스터와 영상을 배포했다. 포스터와 영상 모두 간호학과 학생들의 손길과 정성이 담겼다. 교과서와 기존의 영상자료를 보며 효과적인 운동 방법을 공부하고, 연령대에 적절한 운동인지 교수님들께 자문을 구한 뒤, 모델과 촬영, 편집 등 역할을 나누어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 경험을 통해 간호학적 지식을 머리로만이 아닌 몸으로 익혔으며, 친구들과의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간호학과의 리빙랩 프로젝트는 하루로 그치지 않았다. 그날 만난 어머니들과 2주 동안 매일같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운동의 효과를 지켜보았다.

어머니들은 간호학과 학생들의 조언에 따 라, 일상생활을 하시는 틈틈이 운동을 해 나가셨다. 그 결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한결 부드럽고, 관절의 통증 또한 줄어들었다는 등, 조금이나마 개선효과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니들과 의사소통을 하며 느낀 뿌듯함 또한 간호학과 학생들의 성과. 물론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기존 보건의료 시스템과의 결합 가능성과 지속적인 프로그램 운영 가능성 등, 따져봐야 할 점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농촌지역 여성들의 건강 향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한 계단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결과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몸도 마음도 건강한 ‘자아 찾기’

늘 남을 위해 사시느라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우리네 어머니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넨다면, 그들의 몸과 마음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나’에 대한 탐색을 유도하는 것으로 간호학과 간호역량강화사업단의 리빙랩 프로젝트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과제가 학생들과 어머니들 모두에게 진정한 ‘자아 찾기’의 문을 터주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