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사업단

사회를 이롭게 바꾸는 공학

교내 특성화사업단 단일학과 리빙랩 프로젝트

정밀하고, 정확하고, 정직한 것. 공학이란 단어를 들으면 이런 기계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번에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훈훈하다는 감상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공학이 도움을 준다. 난관에 부딪힌 산업 현장에 희망을 건낸다. 스마트팩토리 사업단이 공학을 통해 사회를 이롭게 바꾸는 방식이다.


휴머니즘을 실천하는 공학의 가치

공학자들은 세상을 천지개벽시키는 일등 공신들이다. 산업 현장에서 신기술을 접목해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아 삶의 질을 높여왔다. 세상의 모든 발명품이 그렇지 않은가? 첨단 공학 기술이 의학의 발전에 기여한 바는 너무 많아 열거 하기도 힘들다. 분명 공학자들은 구원자들이다. 그런데 왜 공학에 따뜻한 마음을 기대하는 이는 적을까. 그것은 우리가 공학을 산업적으로만 인식하는 편견 때문이다.

사실 스마트팩토리 사업단 역시 리빙랩의 시작점은 ‘방법론’ 적인 솔루션이었다. 당장 산업공학과 정호연 교수와 재학생 5인으로 구성된 사업단인 만큼, 기술적인 해결책에 주안점이 찍힐 것이라 쉬이 예상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당초 이들은 기술적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기업 현장을 탐방하고 기술을 이전해주려 했다. 구체적으로 탑차 제작 기업에 ‘지그 공정(판넬 위치를 잡고 고정하는 기술)’을 보급하겠다는 것.

“학과 특성이 산업 현장을 보완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탑차 제작 과정에서 판넬 고정이 어려워 사고가 나고 생산에 차질을 빚는 지역 기업들이 있다는 문제를 파악했고, 공정을 개선하도록 도움을 주는게 목표였습니다. 탑차를 살피다가 탑차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이동식 목욕차에 눈길이 갔습니다. 사회 취약층에게 큰 도움을 주는 이동식 목욕차인데, 제작에 큰 애로사항을 겪고 있길래 본격적으로 개선해보고자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공학이 휴머니즘을 실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욕차의 구조를 바꿔 사회의 안전망을 강화한다

이동식 목욕차는 차량이란 특징 덕에 진동으로 인한 고장이 잦다. 당연히 수리할 일이 많은데, 작은 공간에 보일러와 욕조 등 목욕 시설을 욱여넣어 설비를 일일이 분해하는 번거로움과 협소한 공간에서 낑낑대며 정비를 진행하는 어려움이 컸다. 스마트팩토리 사업단은 바로 이 부분을 해결해주기로 했다.

당장 설비를 분해하지 않고 ‘밀어서 잠금해제’ 하듯 테일에 얹어 측면으로 쉽게 빼내도록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이 나왔다. 무거운 설비가 많으니 서랍장에서 모티브를 얻어 무게추를 달아 무게 중심이 어긋나지 않도록 보완책도 마련했다. 밀어서 뽑고, 밀어서 수납하는 이런 구조는 요즘에 캠핑카에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공간 활용도가 아주 우수하다는 뜻이다.

유지 보수가 편리해지는 만큼 이동식 목욕차의 ‘출동’도 많이 진행할 수 있고, 정비를 시행하는 작업자의 안전도도 높아진다. 구석진 틈에 낀 물때나 먼지를 청소하기도 편리해져 위생 수준도 좋아진다. 단순히 특정 차량의 공학적 구조 변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전망 하나가 더 튼튼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사회가 곧 현장이기에, 현장을 해결한다

스마트팩토리 사업단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 모든 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목욕차 및 탑차 생산 라인을 이해하고 디자인 개발을 진행해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주도하고 달성한 사업단은 흔치 않다. 물론 지도교수의 가이드도 톡톡히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래 계획된 공장 견학이 5회에서 1회로 줄었지만, 협업을 진행한 생산 업체에서 큰 관심을 보여주며 적극적으로 협력해 준 것도 보탬이 됐다. 이들의 성과는 한국 트리즈 경진대회에 출품해 동상을 수상하면서 그 가치를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목욕차도 그렇지만, 탑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영세합니다. 신기술을 접목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랄까요? 그래서 업체에서도 현장을 개선하고 싶은 욕구가 큽니다. 저희가 산업 현장에 뛰어들어 솔루션을 제시하는게 반가 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앞으로도 산업 현장, 그리고 사회 현장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리빙랩 성과가 큰 자부심으로 남은 덕에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는 사례들을 찾아 나설 힘이 생겼다. 특히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자 의례적으로 시행 되는 산학 협력이 아니라, 실제 세상의 모습을 바꾸는 방정식을 풀어낸 셈이니 마음가짐이 바로 설 수밖에 없다는 것.

과연 이들의 ‘이로운 공학’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