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Kation 특성화사업단

문화와 문화를 잇는 세 가지 방법

교내 특성화사업단 단일학과 리빙랩 프로젝트

나라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줄어든 글로벌시대라지만, 사람 사이의 심리적 거리는 여전히 멀다. 그 간격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2020년 가을, 한국어문학과 Edu-Kation 특성화사업단은 낯선 땅에 막 발을 디딘 외국인 친구들을 위한 ‘문화안내자’로 나섰다.


생김새는 달라도 우리는 친구

같은 강의실에 앉아 같은 강의를 듣는 학생임에도,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유학생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것을 가로막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너나 없이 화합하는 학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한국어문학과 Edu-Kation 특성화사업단이 진행한 리빙랩 프로젝트의 목표. 멘토와 멘티의 역할로서가 아닌, 동등한 ‘친구’로서 어울릴 수 있도록 말이다. 또한, 외국인에게 ‘전주’라는 도시를 바탕 삼아 한국문화를 친근하게 안내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 였다.

한국어문학과 Edu-Kation 특성화사업단은 총 세 개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 번째로는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여성결혼이민자 대상의 한국어 교육콘텐츠 만들기이며, 두 번째는 한국문화를 깊이 있게 안내하는 전주 한옥마을 탐방과 체험이다. 세 번째는 한국어문학과에 재학 중인 베트남 학생의 특강을 통해,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상호교류적인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따로 또 같이’ 진행한 한국어문학과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쉽고 재밌게 한국문화 배우기

한국어문학과 동아리인 ‘Studio S#(씬)’과 ‘한;글’, ‘하랑’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학과 동아리로 역사가 깊다. 이들이 리빙랩 프로젝트에 앞서 기획한 과제는 다문화가정 대상의 교육영상콘텐츠와 교재 제작, 문집 제작과 상담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 으로 인해, 학생들과 다문화가정의 주기적인 만남이 불가피한 문집 제작과 상담프로그램은 진행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전주지역의 지명 등 고유명사를 다룬 초급 수준의 교재와,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한국어 관용표현과 신조어를 다룬 고급 수준의 영상 제작에 집중하게 되었다. 다문화가정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한국의 문화에 자연스레 섞여들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부족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여성 결혼 이민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어렵지 않고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자료를 개발하는 것이 이번 과제의 주제. 이를 위해, 무엇보다 다문화가정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했다.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밑바탕으로 삼아, 기존 다문화가정 한국어교육 현장에 대해 알아 보는 시간을 가진 뒤, 그들에게 필요한 요소를 보완하며 자료를 제작했다. 영상은 유튜브에 업데이트되었으며, 교재는 다문화가정센터 등 기관에 배포되거나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특강을 개최할 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전주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자신의 삶터인 전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향교 안 둥치 큰 은행나무가 누렇게 여물어 가는 가을날, 한국어문학과에 재학 중인 외국인유학생 13명이 한옥마을 거리를 거닐었다. 오랜만의 야외수업에 모두들 한껏 들뜬 표정. 고전문학을 지도하는 백진우 교수의 지도 아래 전라감영과 풍남문, 경기전, 전동성당, 전주향교, 완판본문화관을 찬찬히 둘러보고 오목대에 올라 전주도심을 한눈에 바라보았다. 단순한 관광체험이 아닌, 각 유적에 담긴 역사와 유래에 대한 설명으로 깊이를 더한 시간. 한 발, 한 발 걸음을 떼는 동안 한국과 바짝 가까워졌다.

다름을 존중하며 나아가기

타인에 대한 이해는 ‘다름’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시작한다. 공통점을 찾는 것 못지 않게 차이점을 배우는 일 역시 중요하다. 11월의 어느 날,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교 생활 적응을 돕고 한국인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돋울 ‘베트남 역사 문화 특강’이 열렸다. 한국어문학과 와 중국어중국학과에 재학 중인 50여 명의 학생이 사이버 강의실에 모였다. 한국어를 공부하러 온 베트남 학생인 ‘팜티뒤엔’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따라 베트남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의 모습을 알 수 있었다. ‘팜티뒤엔’의 시선에서 한국문화와 풍경을 엿보는 동안, 한국인 학생들의 시야 또한 한층 넓어졌다.

비록 공감대를 이루고 하나로 어우러지기엔 짧은 시간 이었으나, ‘문화’ 라는 매개로 연대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한국어문학과 Edu-Kation 특성화사업단의 부지런한 몸짓이 싹을 틔워, 마침내 다채로운 문화를 피워 내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